[쿠키문화] "부유한 서구인들은 입양을 통해 아이들을 사고 있습니다. 돌봐주는 게 아닙니다."
해외입양인연대 주최로 11일 서울 대방동 여성플라자에서 열리는 콘퍼런스 '입양,그 의미'에서 첫 발제에 나설 작가 제인 정 트렌카(34·여·사진). 그는 이번 행사에서 발제할 저서 '이방인들의 세계:인종간 일방적 입양에 관하여'는 서구인들의 그릇된 사고방식에 대한 것이라고 10일 말했다.
책은 입양이 과연 윈윈게임이냐는 의문으로 출발한다. 입양이 비교적 자비로운 행위라고 생각될 수 있겠지만 입양아들이 다른 인종과 더불어 살아야 하는 과정은 심각한 감정적,문화적,경제적 대가를 요구한다는 얘기다.
"국가간 불평등 관계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게 입양입니다. 그래서 책 제목도 흔히 사용되는 '인종간 교차입양(Crossracial)'이라는 용어 대신 '인종간 일방적 입양(Transracial)으로 썼습니다. 선진국과 후진국 사이에 입양 행위가 오간다면 크로스라 하겠지만,전 세계적으로 봐도 선진국에서 가난한 나라의 아이들을 일방적으로 데려갈 뿐입니다."
그는 서구인들이 아이를 입양할 뿐 인종 차별이나 문화 차이에서 오는 갈등 따위엔 관심이 없다고 했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1990년대 중반부터 입양인들 사이에 인터넷 커뮤니티들이 생기기 시작했고,이번 저서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입양인 출신 30여명이 차별 경험을 토대로 올린 글과 댓글을 통해 이어진 토론을 바탕으로 쓴 것이다.
아버지의 잦은 음주,폭력과 가난 때문에 태어난 지 6개월 만에 만 네살이던 언니와 함께 미국인 가정으로 입양된 그의 경험도 바탕이 됐다. 한창 말을 배우다가 입양된 언니는 6개월 간 말을 못했다고 한다.
정 트렌카는 "어머니의 선택은 불가피한 것이었다"면서 자신이 한국인이라고 강조했다. 나이를 물을 때 35세라고 했다. 1972년생이면 만 34세가 아니냐고 다시 묻자 "자신은 한국인이기 때문에 한국 나이를 말한 것"이라고 했다.
어머니가 자매를 찾아나서 1995년 어머니를 만난 이후 한국과 미국을 오가다가 지난해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지난 2월부터 대학
한국어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당분간은 영어로 작품 활동을 하겠지만,한국어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했다.
360쪽 분량인 그의 신간은 올 가을 미국에서 출간될 예정이다. 역시 입양에 관해 다룬 그의 첫 작품 '피의 언어'는 2003년 미국에서,우리나라에선 지난해 출간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병석 기자,사진=이동희 기자 bs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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