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 SK텔 싸움은 시작됐다 ②◆
KT와 SK텔레콤이 국내 미디어 황제 자리를 놓고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를 펼칠 기세다.
남중수 KT 사장은 몇 해 전부터 통신대기업 KT를 '미디어엔터테인먼트그룹' '텔레콤미디어기업'으로 바꿔 방송ㆍ통신 융합과 컨버전스를 이끌겠다고 선언해왔다.
소리 소문 없이 발빠르게 움직여온 곳은 SK텔레콤이다.
2000년 SK커뮤니케이션즈를 시작으로 2007년 모바일ㆍ온라인 광고대행사인 에어크로스와 게임개발업체인
엔트리브소프트에 이르기까지 먹잇감이 있을 때마다 미디어 관련 기업을 인수해왔다. 그리고 1조원을 들여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하며 '미디어산업 밸류 체인'을 완성했다.
KT도 SK텔레콤과 거의 똑같은 밸류 체인을 갖췄다.
위성방송인
스카이라이프의 최대주주이면서
싸이더스FNH, 올리브나인,
블루코드테크놀로지(KTF가 인수), 나스미디어까지 잇따라 인수했다.
두 회사는 콘텐츠를 직접 만들거나 구매해서 이를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일련의 흐름 전체를 마련한 셈이다.
◆ SK텔의 자금력과 속도 =
지난해 서울 충무로에서는 'SK텔레콤'이 최대 화두였다. SK텔레콤이 영화배급시장에 뛰어들 계획을 밝혔기 때문이다.
SK텔레콤 고위 임원은 "2년 내 3강까지 진입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국내 영화 시장 규모는 극장 수익을 제외하면 고작 5000억원에 불과한데 연간 마케팅 비용만 2조원대에 달하는 SK텔레콤의 진입은 관심을 모으기에 충분했다.
KT도 질세라 자회사인 싸이더스FNH를 통해 영화배급시장에 진입했다.
음악시장에서도 SK텔레콤이 서울음반을 인수해 온라인 음원시장의 최강자로 급부상한 가운데 KTF가 블루코드를 인수하며 맞불을 놓았다. 방송콘텐츠 유통도 SK텔레콤이 자회사인 IHQ를 통해 방송채널 YTN미디어를 인수하며 발을 들여놓은 상태다.
방송업계 한 관계자는 "SK텔레콤은
최태원 회장이라는 오너가 미디어산업에 관심을 가지며 어느 분야에서든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잠재력과 폭발력이 있다"며 "반면 KT는 SK텔레콤의 전략에 대응하며 따라오는 모습으로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 오는 9월 미디어 정면충돌 =
KT는 그러나 SK텔레콤과의 정면 대결을 피하지 않으며 오히려 '기대(?)'하고 있다.
첫 대결은 IPTV 본방송이 예상되는 9월이다.
지난해 말 국회에서 IPTV 도입 법안이 통과돼 이르면 9월부터 KT의 메가TV와 하나로텔레콤(SK텔레콤 자회사)의 하나TV가 실시간 방송채널을 포함한 진정한 IPTV 서비스를 시작한다.
정만호 KT 미디어본부장은 "미디어 분야에선 우리가 강력한 유선망
인프라스트럭처를 갖춘 데다 이동통신ㆍ
와이브로 등 다양한 윈도, 그리고 콘텐츠 수급능력과 양방향 서비스에서 SK텔레콤보다 앞선다"며 "IPTV 가입자는 올해 말 150만, 2010년 300만가구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초반에는 KT가 기세를 올리겠지만 SK텔레콤이 IPTV에서도 강할 것이란 의견도 적지 않다.
SK텔레콤이 유선망에서 약한 부분은 LG파워콤과 협력할 수도 있는 데다 가장 중요한 콘텐츠 확보전에서 KT보다 SK텔레콤이 보다 적극적이기 때문이다. 콘텐츠 확보는 자금과 신속한 판단이 중요한데 SK텔레콤이 KT보다 빠르다는 것. 특히 소비자는 이동전화(모바일)를 중심으로 한 결합상품을 가장 선호하는 만큼 미디어 격전에서도 SK텔레콤의 2100만 이동전화 가입자가 힘을 발휘하리란 전망이다.
[성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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