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서프라이즈 이준기 기자]
"영어에 하도 올인하고 있는 대통령직 인수위라 영문홈페이지는 뭔가 다를 줄 알았는데 오히려 평균 이하가 아닌가 싶습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영어 교육 정책'을 쏟아내다 보니 영문학 교수로부터도 "영어에 한맺인 사람이 인수위에 있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마저 듣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지난 20일 개설한 영문 홈페이지가 누리꾼들의 날카로운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한국이야기'라는 아이디의 누리꾼이 26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한국어 홈페이지에 있는 메뉴 중 위원장 인사, 위원회 소개, 조직도, 전화번호, 대변인 브리핑이 전부"라며 "영어권 누리꾼들이 방문해, 얻어갈 수 있는 내용이 무엇이냐"고 지적하고 나섰다.
그는 이어 "솔직히 이런 식의 구색 맞추기 용 영문 홈페이지를 만들 시간이 있다면 영어교육관련 정책들이나 재고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최근 논란을 증폭시킨 '영어 몰입교육'과 '영어교육요원제도' 방안을 비판하기도 했다.
인수위 홈페이지(www.17insu.or.kr)에 들어가 우측 상단에 위치한 영문 홈페이지 버튼을 누르면 영문 홈페이지로 화면이 옮겨간다. 아직 개설된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내용은 부실하다. 그러나 명색이 대통령직 인수위에서 운영하는 홈페이지인데도 불구하고 영문 오자가 발견됐는가 하면 내용도 갖춰지지 않아 최소한 현재 상태로는 나라 망신 시키기 딱 맞다는 지적을 받을 만하다.
인수위를 소개하는 'Introduction'란에서 철자 c가 빠진 'Introdution'이라고 표기돼있다 최근 수정됐다. 내용도 부실하긴 마찬가지다. 대변인 브리핑 자료만 올라와있을 뿐, 자료(Reports)란을 클릭하면 '게시물이 없습니다'란 말만 덩그러니 올라온다.
또한 유일한 자료실이라 할 수 있는 대변인 브리핑란에도 순번,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등이 영문이 아닌 한글로 표기돼 있어, 영문 홈페이지가 외신 기자들을 위한 것이란 당초 취지를 무색하게 만든다.
김헌진 인수위 외신팀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영문 홈페이지가 부실하다는 지적과 관련, "단순히 대변인 브리핑을 영어로 번역해 홈페이지에 함께 개재하라는 이 당선자의 지시에 만들어진 것"이라며 "영문 홈페이지 차원에서 만들어진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영문 홈페이지 개설은
이명박 당선자의 지시로 시작됐다. 이동관 대변인은 지난 18일 "당선자께서 인수위의 브리핑 내용도 영문으로 번역해 홈페이지에 게시하라는 지시가 있었다"며 "빠른 시일 내에 시행할 방침"이라고 밝혔고, 20일 처음 모습을 드러냈었다.
앞서 인수위가 발표한 영문 부처명도 계속적인 지적을 받고 있다. 한 누리꾼이
다음 아고라 정치토론방에 올린 글에서 '
지식경제부'의 영문명에 들어간 'Knowledge-based'라는 표현은 학술이론 등을 가리키는 군더더기 표현이라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또한 보건복지여성부의 영문명에 들어간 'Gender Equality'라는 표현도 여성에게 선거권이 없었던 1910년대에나 쓰던 말로 자칫하면 우리나라가 성차별이 심한 나라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비판을 제기했었다.
한편 28일 인수위가 잇따라 '영어몰입교육', '영어교육요원제도' 등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일부 언론이 보도하자, 인수위 게시판은 "좀 더 신중히 생각해 달라" "한심한 발상이다" 등의 누리꾼 성토글이 빗발치고 있는 상황이다.
인수위는 이 같은 파장을 의식,
이주호 의원 명의로 "개인 의견일 뿐 인수위의 입장이 아니"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오히려 증폭되는 상황. 인수위 홈페이지는 누리꾼의 폭발적인 접속으로 인해 29일 오전 한 시간가량 홈페이지가 다운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