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트크게작게

  • 굴림
  • 돋음
  • 바탕
  • 맑은고딕

윈도 Vista 또는 윈도우에 폰트가 설치되어 있어야 합니다.

<새영화> '미스터 소크라테스'

연합뉴스 | 기사입력 2005.10.26 10:46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이 친구 참 인간말종이다. 지하철 안에서 담배 피우기는 기본, 노약자석에 누워있다 호통치는 할아버지를 무시하기는 예사며 교도소의 아버지에게 면회를 가서는 용돈이나 좀 달란다.

장유유서(長幼有序)에 부자유친(父子有親)도 없으니 붕우유신(朋友有信)이라고 있을 리가 없다. 실수로 죄를 저지른 친구를 경찰에 신고해 버리는 데에도 죄책감이란 도무지 찾아보기 힘들다.

신작 '미스터 소크라테스'의 첫번째 미덕은 주인공인 '꼴통' 형사 구동혁(김래원)의 캐릭터에 있다.

진지함의 반대말이고 안티 모범생 캐릭터의 전형이며 예전에는 소설 '붉은 산'(김동인)의 인물 '삵'에서 최근 '공공의 적'의 강철중 같은 인물들과 선이 닿는 그의 매력은 막돼먹게 행동하면서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옳은 일을 하는 바람직함에 있다.

영화의 기본적인 설정은 폭력 조직의 막내인 이 악질이 조직의 필요에 의해 경찰로 거듭난다는 것. 일단 마음을 잡은 그가 조직의 음모에 동조를 할 리는 없고 말단 형사인 그는 특유의 '막 나가는' 방식으로 조직과 전쟁을 벌인다.

캐릭터로 일단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은 영화는 이 인물이 경찰이 되는 과정에서 생기는 에피소드로 초반 줄거리를 이끌어 나간다.

명문대 학생을 과외 선생님으로 붙여봐도 이 녀석의 머리에 학습의 즐거움을 심어주기는 쉽지 않은 일. 범상치 않은 외모와 말투의 '훈육 선생님'들은 귀를 물어뜯기도 하고 물고문도 시키며 강도 높은 주입식 교육을 '베푸는' 열의를 보인다. 기차역에 묶어 놓고 시험문제 풀기 역시 특훈 중 하나. 유치장으로 도망가 봤자, 뒤쫓아가 자율학습을 시킬 정도니 오히려 공부를 안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영화는 김래원의 얼굴에서 특유의 사람 좋아보이는 미소를 감춘 채 그를 거친 인물로 변화시키지만 줄거리가 주는 재미는 거친 액션에서가 아니라 풍성한 에피소드와 함께 잘 다듬어진 코미디에서 나온다.

이제 슬슬 근의 공식이니 질풍노도의 시기니 하는 말도 익숙해지고 소크라테스나 루소의 철학에도 관심을 갖게될 무렵 동혁은 드디어 고졸 검정고시에 붙고 경찰 시험에도 합격해 경찰서 생활을 시작한다. 좌충우돌하며 이곳 생활에 적응해 갈 무렵, 동혁과 마찬가지의 과정을 거쳐 양성된 조변호사(윤태영)에 의해 슬슬 조직의 마수가 뻗쳐오고 갈등하던 동혁은 자신의 스타일대로 반기를 들기 시작한다.

여러가지 아쉬운 점에도 불구하고 '미스터 소크라테스'는 최근 잇따라 선보인 몇몇 코미디 장르 영화 중 줄거리의 흡입력에서나 에피소드의 풍부함에서나 가장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듯하다.

형사가 되는 과정에서 겪는 주인공 동혁의 성격 변화나 사육당하는 '개'에서 복수하는 '사람'이 되는 과정에서 생기는 심리의 흐름이 부자연스러운 면은 없지 않으다. 또한 악하기만 하고 구체적이지 않은 악당의 모습이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넘치는 에피소드를 담고 있으면서도 빠르게 진행되는 전개나 액션이나 코미디 장면에서의 깔끔한 편집, 그리고 동혁의 캐릭터를 연기한 김래원의 매력이 잘 어울리며 통쾌함과 웃음이라는 관객의 쾌감을 효과적으로 건드리고 있다.

여기에 강신일이나 이종혁, 윤태영, 오광록, 박철민 등 탄탄한 연기 혹은 개성있는 캐릭터를 갖춘 배우들의 모습도 즐길 거리. TV 코미디와 드라마 작가로 활동하던 최진원 감독이 '패밀리' 이후 두번째로 메가폰을 잡은 작품이다. 11월10일 개봉. 18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109분.

bkkim@yna.co.kr
(끝)
< 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

Yonhap News Agenc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