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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장서 태부족"초라한 대학도서관

세계일보 | 기사입력 2005.09.29 01:58



서울 K대 대학원에 재학 중인 A씨. 보고서 작성이나 연구발표를 위한 참고서적을 찾을 때 A씨는 학교 도서관 홈페이지가 아닌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의 학술연구정보서비스(www.riss4u.net)를 먼저 찾는다.

이 서비스는 전국의 모든 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도서목록을 보여주는 것으로, 대부분의 경우 A씨는 모교에 없는 책을 소장하고 있는 도서관과 장서번호 등을 메모한 뒤 직접 찾아가 복사, 제본해 온다.

지식정보화사회를 위한 기본적인 인프라인 대학도서관이 장서부족과 시설부족, 인력부족, 예산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이 같은 도서관의 '부실'은 지식정보 유통의 근간이 흔들린다는 점에서 장기적인 투자와 확충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28일 교육인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4년제 일반대학 가운데 가장 많은 장서를 보유하고 있는 대학은 서울대로 동·서양서를 합쳐 모두 249만3919권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경북대(211만5085권), 연세대(187만6233권, 이하 본교 기준), 고려대(171만5170권), 이화여대(140만3107권) 등의 순이었다.

조사대상 192개 대학 가운데 100만권 이상의 장서를 보유한 대학은 14개 대학(7.3%)에 불과했고, 지방의 사립 S, 다른 S, D, H대학 등은 1만권도 안 되는 책(최하 3878권)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혀, 대학도서관이라는 이름값도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서와 함께 도서관 이용에 필수적 요소라 할 수 있는 보유좌석도 열악한 상태다. 보유좌석이 가장 많은 대학은 고려대로 모두 8495석을 갖고 있고, 한양대(6177석), 서울대(5939석), 영남대(5656석), 부산대(5607석)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경북의 한 대학처럼 장서는 1만3000여권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좌석은 한 자리도 없는 경우도 있었다.

이 같은 실정은 선진 외국과 비교할 때 턱없이 열악한 수준이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가운데 28개국을 대상으로 도서관 현황(2001∼2002년 기준)을 분석한 결과, 미국 하버드대는 1518만1349권, 예일대는 1111만4308권, UC버클리대는 957만2462권에 이르는 장서를 자랑했다. 일본 도쿄대도 811만2335권을 보유, 오랜 역사를 가진 영국 옥스퍼드대(713만5000권)와 케임브리지대(556만7505만여권)를 앞질렀다.

또 같은 자료에서 우리나라 학생1인당 대학도서관 소장 책수는 44.2권으로 20위에 그쳤다. 아이슬란드는 141.6권으로 가장 많은 책수를 자랑했고, 미국은 131권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일본도 92.6권으로 우리의 2배가 넘었다. 학생 1인당 자료구입비가 분석된 20개국 가운데서도 우리나라는 14위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우리 대학도서관은 운영의 전문성도 떨어진다. 한국도서관협회의 '한국도서관연감 2004'에 따르면 1994년부터 2004년까지 도서관 수는 343관에서 435관으로 26.8% 증가했지만 시설운영 인력은 오히려 1관당 10명에서 9명으로 줄었다.

한국도서관협회 이경구 사무총장은 "우리 대학은 도서관장도 교수들이 돌아가면서 하고 사서들도 일반 직원들이 차지, 운영주체의 전문성부터 떨어진다"며 "그나마 적은 도서관 예산도 대학사정에 따라 배정하지 말고 예산에서 일정 비율을 강제해 장서 확보와 서비스 질을 향상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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