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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아동 찾기’ 소중한 바람 네티즌이 나선다

경향신문 | 기사입력 2007.05.07 18:11



8년 전 여섯 살배기 딸 준원이를 잃어버린 최용진씨(46)는 요즘 실낱같은 희망을 품고 있다. 경찰이나 행정관청에는 더 이상 기대할 게 없지만, 최근 들어 실종 아동에 대한 네티즌들의 관심이 부쩍 높아진 것. '제 어린 딸을 찾아주세요'라는 전단지를 들고 전국을 헤맬 때 사람들의 무관심에 상처도 받았지만, 실종 아동 찾기에 조그마한 힘이라도 보태자는 네티즌의 댓글에 눈물짓는다. 그는 "정부에서 해야 할 일을 네티즌들이 나서줘 고맙다"며 '준원이를 꼭 찾겠노라'고 다짐했다.

◇"블로그에 미아찾기 배너를 달자"=

↑ ‘블로그에 미아찾기 배너를 달자’고 제안한 ‘소금이’의 블로그에는 게시글마다 실종아동 2명의 정보가 배너 형식으로 달려있다.

↑ 실종아동 찾기 사이트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꼬집는 글을 올린 ‘한글로’의 블로그.

블로그 '소금이의 행복한 하루(http://www.sogmi.com)'를 운영 중인 박현씨는 지난 3월 매달 일정액의 수입이 보장되는 상업광고 배너를 해지했다. 대신 그 자리에 한국복지재단의 미아찾기 배너를 넣었다. "간단한 배너 하나로도 사회에 봉사할 수 있다는 사실이 무척 기분 좋다"는 게 그가 밝힌 이유였다.

박씨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한국복지재단 측에 연락을 취해 미아 정보를 제공받기로 하고 직접 미아찾기 배너를 제작했다. 다른 블로거가 배너를 스크랩해가도 일괄적으로 수정할 수 있는 통합된 체계를 마련하겠다는 포부였다. 알음알음 입소문이 퍼졌고, 블로거들이 미아찾기 배너를 퍼갔다. 배너의 사이즈와 배경색, 기능에 대한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급기야 '태터앤프랜즈'라는 태터툴즈 오픈소스 개발자 모임은 이를 바탕으로 실종 아동의 정보를 배너 형식으로 블로그에 자동 게재하는 플러그인을 배포하기에 이르렀다.

박씨가 미아찾기 배너달기를 제안하고 제작상황을 알리는 글에는 평균 20여건의 댓글이 달렸다. 네티즌들은 "블로그가 의미 있는 일에 쓰일 수 있는 도구라는 사실이 기쁘다"고 한결같이 동참 의사를 밝히며 실종 아동 찾기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 "실종아동 찾기, 마음으로 하는 일"=

블로거 '소금이'의 미아찾기 배너 달기 운동은 네티즌 운동으로 확산되고 있는 양상이다. 이번에는 '소금이'의 제안에 자극을 받은 '한글로'라는 블로거가 자신의 블로그(http://blog.daum.net/wwwhangulo)에 올린 글에서 실종 아동 찾기 사이트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꼬집었다.

'한글로'는 가장 먼저 보건복지부의 위탁을 받아 한국복지재단이 운영중인 실종아동전문기관(http://www.missingchild.or.kr/default.asp)의 실종 정보에 사용된 용어의 혼돈에 대해 비판했다. 아동을 잃어버린 날짜를 '발생일자'로 쓰는데, 이럴 경우 아이를 찾는 것인지 아이의 가족을 찾는 것인지 혼란스럽다는 지적이다. 이에 "미아 부모님들이 많이 사용하는 '실종'이라는 용어로 바꾸어 달라. 이런 작은 노력이 실종 아동을 찾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민원을 제기, 보건복지부는 지난 4월 '발생00'를 '실종00' 등으로 변경했다.

'한글로'는 또 실종 아동의 정보를 보기 위해서는 액티브엑스(Active X)를 다운받아야 하는 것에 대해서도 문제점을 제기했다. 실종아동전문기관 측은 '사진자료의 무단사용 및 무단유출을 막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그러나 그는 "실종 아동의 부모들은 바닥에 버려진 전단지 하나라도 누군가의 눈에 띄어 아이를 찾고 싶은 마음뿐"이라며 "어처구니없는 변명"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와 함께 각 포털사이트 첫 화면에 실종 아동 찾기 배너를 노출해달라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블로거들이 자신의 블로그에 상업광고 배너 대신 공익광고를 노출시킬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포털사이트 '다음'은 오는 8일부터 공익성 광고로 실종 아동 찾기 배너를 지원할 계획이다.

◇"실종아동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

지난 2월에는 한 네티즌이 '다음' 아고라에 "왜 방송국에서는 미아찾기 광고를 볼 수 없는 것이냐"며 네티즌 청원을 올렸다. 당시 네티즌들은 "각 방송사들이 하루에 딱 한번이라도 방송을 해주면 효과가 클 것"이라며 1740명이 서명에 참여했다.

실종된 지 40여일 만에 주검으로 발견된 양지승 어린이 사건 때도 네티즌들은 자신의 블로그와 카페 게시판 등을 통해 양 어린이 찾기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당시 '양지승 어린이가 무사히 돌아올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달라'는 동영상이 각종 인터넷 사이트로 퍼지기도 했다.

실제로 2005년에는 싸이월드 미아찾기 미니홈피에 소개된 3명의 실종 아동이 네티즌의 제보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전국미아실종가족찾기시민모임 나주봉 회장은 "실종 아동 가족들은 인터넷 활용을 절실하게 느끼면서도 지식이 없어 애만 태웠다"면서 "실종 어린이는 남의 일이 아니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는 일"이라며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 미디어칸 이성희기자 mong2@kha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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