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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사람 내쫓는 뉴타운 개발 ‘세입자 피눈물’

경향신문 | 기사입력 2007.04.26 18:23



# 서울 미아뉴타운 세입자로 장모와 아내, 두 명의 자녀와 함께 살고 있는 A씨(42)는 걱정이 태산이다. 세입자보상 해당자에 속해 임대주택 입주권을 선택했지만 후회막심이다. 현재 A씨가 살고 있는 집은 전용면적 20.2평으로 다섯 식구가 살기에는 넉넉하지 못하다. 그런데 현행 재개발 임대주택은 전용면적은 모두 12평 이하. 올 10월에는 셋째 아이도 태어난다.

A씨는 고민 끝에 임대주택입주권을 주거이전비로 전환해달라고 구청에 요청했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한번 신청하면 끝"이라는 대답뿐이었다. 임대주택입주권 신청 당시 '서울시내 임대주택 현황'이라는 문서와 해당자라는 안내문을 본 게 그가 알고 있는 정보의 전부였다. 걱정은 또 있다. 막막한 임대료 부담에, 입주할 때까지 어디에서 거주하나. '집 없는 죄'라고 하기에는 너무 가혹하다.

주거환경이 낙후하고 도시기반시설이 부족한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뉴타운 개발이 사실상 가난한 이들을 내쫓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의 뉴타운 사업은 다가구·다세대 밀집지역을 포함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세입자의 비율이 평균적으로 73%에 달한다. 그럼에도 세입자들은 뉴타운 개발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철저히 배제되고 있다.

-"저소득층 사회·경제적 여건까지 개선해야"-

25일 고려대 4.18기념관에서 '미아뉴타운 세입자 대책의 문제점과 대안'이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는 미아뉴타운 세입자들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인권운동사랑방 미류 활동가는 현재의 뉴타운개발을 '빈곤층 청소'라고 정의내린 뒤, "가난한 이들이 겪는 열악한 주거환경을 개선하겠다며 시행되는 개발사업 지구에 가난한 이들이 살 수 없는 집만 짓고 개발로 치솟은 집값을 지불할 능력이 있는 가진 자들만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집을 소유하지 못한 사람들은 주거권을 누릴 자격이 없는 떠돌이인가"라며 "임대주택 입주세대의 지불능력을 고려한 임대료 정책 개선과 임대료평형의 조정·배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국도시연구소 김윤이 연구원은 "과거에 비해 더 적절치 못한 주거환경에서 거주하게 된다면 이는 분명 개발사업으로 인해 주거권을 침해당한 것으로 주거불안정의 심화"라며 ▲개발사업 유형에 따른 주거대책 유무 결정 ▲불합리한 세입자 기준 조건 ▲세입자의 재정착 지원 미흡 ▲정보 제공 창구 부재 등 현행 세입자 주거대책의 문제점에 대해 조목조목 지적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최소한 개발사업의 결과물로 발생하는 주택재고의 일정비율은 저소득층이 부담할 수 있는 저렴주택으로 공급해야 하고 저소득층의 사회·경제적 여건까지도 개선하는 접근방식이 필요하다"며 ▲가구원수에 맞는 공공임대주택 제공 ▲임시주거대책 제공 의무화 ▲세입자 주거대책 다양화 ▲공공임대주택 보증금 지원 ▲임대료 차등부과체계 도입 ▲상담센터 운영 등을 제안했다.

백준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선이주 후철거의 제도화, 임대주택부지를 기반시설 포함, 세입자의 참여조합원제 부활, 공사인력에서의 원주민채용 쿼터제 등의 방안을 내놓았다.

< 미디어칸 이성희기자 mong2@kha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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